캡티바는 과거 2006년 GM대우 시절에 출시된 윈스톰을 바탕으로 쉐보레 브랜드 출범 이후 상품성 강화와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현재까지 팔리고 있다. 사실 최근에 이르러선 캡티바의 연식 변경 모델이 나올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젠 단종을 원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풀 체인지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상황인데 최근 통상임금과 관련하여 노사가 합의된 내용에 캡티바의 생산을 연장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올해나 내년에 풀 체인지 모델이 등장 할 가능성이 낮으므로 아마 한동안은 후속 모델이 등장하긴 힘들어 보인다.
이렇게 풀 체인지가 늦어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GM의 플랫폼 통합에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캡티바는 GM의 세타 플랫폼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차종인데 이 플랫폼의 문제는 크기가 어정쩡하다는 것. 수치상으로 비교해봐도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2014 싼타페보다 전장은 20mm, 전폭은 30mm 작고 윤거는 60mm정도 작다. 투싼보다는 크고 싼타페보단 작은 차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인 미국 쉐보레의 에퀴녹스도 같은 상황.
긍정적으로 본다면 하나의 차종으로 2가지 차종에 대응하고 있다고 해석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차가 출시된지 오래된데다가 전면 디자인을 바꾼 것이외에는 내부 디자인은 거의 변화가 없고 파워트레인 변경정도로 이목을 다시 끌기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너무 커져있다. 거기다 생산량이 많지 않고 쉐보레의 유럽 철수까지 겹쳐져 단가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문제는 캡티바만이 아니라 경쟁사의 QM5 역시 안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GM은 플랫폼 통합을 통해 원가 절감도 이루면서 덤으로 경쟁 차종을 명확하게 만든다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 올란도에 이어 캡티바까지 크루즈와 플랫폼을 공유하여 생산 단가를 낮춤과 동시에 작아진 차체로 캡티바는 투싼, 스포티지와 경쟁하는 차종이 되는 것이다.
그럼 기존 캡티바의 자리는 어떻게 되는걸까. 국내명이 어떻게될진 모르겠지만 아마도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래버스의 후속 모델이 들어올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트래버스는 람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쉐보레의 중형 SUV로 말이 중형이지 미국차답게 대단히 크다. 길이만 따져도 5.174m로 에쿠스보다도 길다. 하지만 이 차종 역시 후속 모델에선 차세대 말리부와 플랫폼을 공유하게 되어 크기가 작아진다.
즉, 아반떼와 투싼이 플랫폼을 공유하고 쏘나타와 싼타페가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처럼 크루즈와 캡티바를 통합하고 말리부와 트래버스를 통합하여 생산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거기다 현대가 싼타페를 늘려 맥스크루즈를 출시한 것처럼 GM 역시 현재 크기가 큰 트래버스를 계속 원하는 고객을 위하여 3열 좌석이 있는 롱휠베이스 모델을 출시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듯한데 원가 절감과 동시에 다양한 라인업 확보라는 2가지 목표를 모두 노리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교통정리가 모두 끝나고 캡티바 후속 모델이 출시되려면 최소 2016년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크루즈 역시 빨라야 2016년, 늦으면 그 이후에야 풀 체인지 모델의 국내 생산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후속 모델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겐 정말 지루한 시간이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