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크루즈의 가격이 다소 비싸게 출시될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1,890만원이라는 시작 가격은 자동차의 상품성을 따지기 전에 가격에서부터 이미 답이 없다는 느낌이다.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과 엔진, 패밀리룩을 적용한 세련된 디자인, 강력한 경쟁 모델인 아반떼에 비해 95mm나 긴 차급을 달리하는 크기 등 크루즈 자체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을 수 있겠지만 이미 가격에서 마음이 멀어져버리면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일까. 말리부에서 보여줬던 나름 센스있는 가격 책정(옵션을 넣으면 실제론 비싸지만)을 기대했지만 상당한 아쉬운 가격이다.
거기에 안전 사양까지 부실하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북미와 같은 10개의 에어백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동급모델들과 같은 수준은 맞춰야 비교가 가능한데 가격은 더 비싸고 편의 장치에 안전까지 부족하다면 경쟁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한국GM이 크루즈를 준중형과 중형 사이의 차급이라고 주장하는 걸 생각하면 더욱 답답할 노릇이다.
준중형 시장은 아반떼의 독주로 선택의 폭이 좁아진 상황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었다. SM3는 페이스리프트만 반복하고 있고 K3는 형제 모델인 아반떼에 비해 완성도가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회 자체를 스스로 날려버리는 가격 책정은 아반떼의 판매량만 더욱 늘려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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