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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7

삼성 바다폰, 바다속에 침몰하나



 장고끝에 악수란 말은 이럴때 쓰라고 있는 것같다. 아이폰이 해외시장을 휩쓸고 국내에 들어와 이동통신시장을 뒤집고 있는 것을 본 국내 업체들은 그야말로 눈뜨고 코 베인 것이 아니라 눈뜨고 배에 칼빵 수백번 맞은 기분일 터. 내심 국내 시장에선 애플이 아니라 그 할애비가와도 안먹힐꺼라는 자신감에 차있었던 삼성 입장에선 속이 쓰리고 쓰릴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쳐준 개드립이 바로 바다 OS. 애플이 구축한 앱스토어와 아이폰의 생태계가 탐나 보인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물인 웨이브폰이란게...심각한 우려가 현실에 그대로 드러난 비통함의 결정체랄까. 차갑고 금속의 느낌을 내는건 구글의 넥서스 원을 따온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고 기본 아이콘들과 그 배치는 아이폰을 참고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뿐이랴. 발표를 위한 발표이다보니 조잡한 수준의 SW 완성도는 한숨이 나올 법하다. 기즈모도에서 실시간 테스트에선 오류 메세지를 쏟아내고 급기야 리뷰어는 '이 이상 미칠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건 자멸적' 이라는 글을 남겼는데 현재까지의 완성도는 아직 시중에 내놓기엔 처참한 수준이라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W는 최상'이라는 평가는 빠지질 않는데 단시간에 직원들 새벽까지 굴려 어떻게든 돌아가는 기계를 만드는 능력엔 따라올 자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쨌든 바다를 포함한 윈도우즈 모바일, 안드로이드, 심비안 등의 OS를 동시에 사용하겠다는 전략은 바다의 미래를 삼성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어쩔 수 없이 내놓은 카드라는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바다 OS를 스마트폰과 피쳐폰에 다양하게 적용하여 그 둘의 경계를 무너트리겠다는 생각은 피쳐폰 시장에서의 강력함을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은 전략이고 실제로 어느 정도는 점유율을 가질수도 있으리라 본다. 물론 자기 입맛대로 들쑤시기 좋은 안드로이드를 놔두고 바다를 선택할 사람이 얼마나 될진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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