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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8

한 - EU FTA, 현대차의 어두운 그림자



  지금까지 현대차가 외국에서 잘 나간다 잘 나간다 말은 많았지만 실제로 영업이익을 보면 해외 시장에선 계속 적자였다. 해외 공장을 늘리고 생산량을 확대하고 신차 개발에 돈을 쏟아 넣으면서도 이런 적자가 문제가 안됐던건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엄청난 수준으로 차값을 높이며 해외 시장의 적자를 충분히 만회할만큼의 이익을 거뒀기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현대차의 해외 생산량과 국내 생산량이 거의 50:50에 이르렀으나 해외 생산 물량의 역수입은 없고 국내 생산 물량의 상당수는 수출을 하고 있는걸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현대차 전체 생산 물량 중 해외 시장에 파는 2/3는 팔아봐도 남는게 없거나 손해보는 장사고 국내에서 파는 나머지 1/3만으로 모든 수익을 내는 구조이다.


 현대차 욕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는 이야기지만 미국 시장의 10년 16만km 보증,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구매자가 실직할 경우 차량을 되사주는 프로그램) 등이 다 우리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져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차는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특히 수익이 큰 대형차로 갈수록 현대차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져 벤츠, BMW, 아우디, 인피니티, 렉서스 등과 같은 고급 브랜드의 판매량이 에쿠스, 제네시스 등과 비교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8월 수입차 판매 베스트 10위내에 든 벤츠, BMW, 아우디, 인피니티 브랜드의 판매량은 2600여대. 그에 반해 8월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합쳐서 2767대였고 9월은 2523대를 기록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 철폐로 인한 유럽 수입차들의 공세가 강해진다면 대형차 시장에서의 현대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고 유럽 소형차 라인업들이 충실하다는 점을 생각할때 점유율 하락과 더불어 가격 인하 압박이 대형에서 중,소형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국내 시장 위주의 중대형차에만 치중하는 현대차의 전략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할 소형차 모델도 부족하고 실적도 좋지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현대차의 기반 자체가 흔들린다는 의미다.


 최근 현대차는 쏘나타의 할부 금리를 1%로 내리며 9월 한달간 1만5천대를 팔아치웠다. 거기에다 K5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쏘나타 할부 금리 1%를 10월 한달간 더 진행한다고 한다. 국내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해야만 버틸 수 있다는 사실에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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