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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3

잘 나가는 기업의 실수들, 애플도 똑같이 하고 있다


 어지간히 겸손한 사람이 아닌 이상 누구나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예전같지 않은 건방짐, 무례함이 생긴다. 하는 짓을 보고 있으면 '저 놈 저거 혼내주고 싶다'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그 사람이 이룬 성과때문에 큰소리 한번 제대로 못치는 상황에 화만 더 날때가 많다.


 지금 애플의 모습이 그렇지 않을까 한다. 출시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되는 A/S 논란과 고압적인 태도, 결제를 비롯한 국내 실정과 맞지않는 독자적인 방침들...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란 사실, 거기다 내놓는 제품마다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이통사들조차도 들었다놨다하는 수준이 되자 사용자들에게까지 그런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강요하는 상황이다.


 이런 애플을 보고 있으면 90년대까지 잘 나가던 일본 회사들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니로 대표되는 일본 기업들 역시 그 당시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고 사용자 친화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방식을 따라오라는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었다. 좀 더 시장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하기보다 '살테면 사라' '우리 제품을 살 수 밖에 없다'는 식의 마인드. 지금의 애플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 애플은 좀 더 많은 아이폰을 팔 수 있고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의 편견을 깰 수 있다. '외국 회사 제품은 A/S가 불편해' '우리나라에선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을 능력이 있다. 정식 매장이 없다는 핑계를 댈 필요도 없다. 그냥 매장을 몇개 만들면 된다. A/S직원들을 고용하고 친절하게 교육시켜 제품뿐만 아니라 사후지원에서도 '역시 애플은 다르네'하는 말이 나오게끔 하면 된다. 사용자들이 사설수리업체를 전전하게할게 아니라 A/S 비용을 현실화시켜 국내기업제품을 사는 것과 같은 메리트를 제공하면 된다. 국내음반업체들과 제휴하여 아이튠즈 스토어를 열고 결제 방식도 다양화시키면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6개월전에 이런 것들을 시작했다면 과연 '아이폰은 20만대정도 팔릴 것'이라며 깐죽거리던 국내 기업들이 여기저기서 스마트, 스마트 떠들며 이렇게 단기간에 따라올 수 있었을까.


 아이폰이 보여준 놀라움과 누구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매력은 과거의 워크맨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성공에 취해 수많은 경쟁자들이 미래에 자신을 뛰어넘도록 내버려두는 것 역시 같아서는 안되겠다. 어쩌면 애플이 몰락하는 속도가 일본 기업들의 경우보다 훨씬 빠를지도 모른다. 지금은 90년대가 아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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