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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1

과대망상에 시달린 심형래의 불행



 결국 실패했다. 심형래의 영화에 대한 도전은 이것으로 물거품이 되었다. 영구아트무비가 쓰러지며 그를 지탱하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집과 회사가 압류되고 땡전 한푼없는 신세가 됐다는 기사까지 떴다. 불과 몇달전 '라스트 갓파더'를 개봉하며 차기작을 그려왔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슬랩스틱 개그의 일인자로 국민들을 웃겼던 그가 연락조차 닿지 않는 신세가 됐다.


 따져보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자신을 애들이나 보는 유치한 영화나 만들던 개그맨이라고 얕잡아본다며 충무로와 대립각을 세웠고 12년전 정부는 그런 심형래를 신지식인 1호로 선정하고 그의 영화 도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의 기술로 헐리우드와 맞서겠다는 의지로 만든 디워라는 작품때문에 MBC에선 일개 영화 하나를 100분 토론의 주제로 삼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세상 사람들이 판단하는 이상으로 너무 대단하게 생각했다. 어린이 영화를 만들던 시절부터 영화의 모든 부분에 관여했다. 자신이 각본을 쓰고 자신이 감독을 하고 '라스트 갓파더'에선 다시 주연으로 출연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대단한 스토리없이 화려한 볼꺼리만 제공하고도 히트하는 것을 보고 영화 자체에 집중하기 보단 자신의 재산을 털어 오랫동안 CG에 집착하기도 했다.


 거기다 '영구'로 거뒀던 큰 성공은 시간이 갈수록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했다. 심형래의 전성시대가 어떤 시절이었나. PC방도 콘솔 게임기도 없는 아이들은 딱지를 치고 팽이를 돌렸다. 겨울이면 얼어붙은 강에 나가 썰매를 탔다. 현재 관객의 눈높이와는 비교조차 힘들다. 주위 조언을 듣지 않고 이미 20년이나 지난 성공 방정식을 미국에서 그것도 어린이가 아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고집했다. 그는 계속해서 영화를 자신의 손안에서 주무르길 원했다.


 과거 충무로가 유치한 어린이 영화로 성공한 심형래를 싫어했듯 심형래도 충무로를 싫어했다. 그것은 영화를 정공법으로 배우지 않은 열등감에 가까웠다. 더 이상 나는 바보 영구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거 같았다. 영구는 심형래의 역할 중 하나일뿐 종합예술인이 되고 싶었던 것같다.


 거칠 것없는 실행력은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도 일맥 상통한다. 많은 국민들이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시리즈에 어이없어 하는 것처럼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고 나의 능력으로 모두 다 할수 있다는 망상에 시달리면 주위 사람들이 피곤해진다. 거기다 그런 사람이 조직의 수장이 되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지금까지 성공했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려 든다.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명박이 청계천에 이어 4대강이라는 토목 공사에 목을 매다는 것처럼 어린이 영화 시절 북치고 장구치며 성공한 심형래는 미국 무대에서도 혼자 뛰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IT 선진국 대한민국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처럼 영구아트무비도 그렇게 서서히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그는 결국 영구로 돌아왔고 최후의 수단은 끝내 실패했다.


 심형래는 정말 웃겼다. 대다수는 그의 몸개그에 쓰러졌고 아이들은 다들 영구 흉내를 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가 영구라는 바보 캐릭터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진짜 바보'였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2011/08/26

인문학과 IT의 결합? 괜히 병신짓 하지마라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를 사임하면서 그가 걸어온 길과 이뤄낸 혁신에 대한 도전이 다시 이야기꺼리가 되고 있다. 창업 이후 컴퓨터로 성공을 거뒀지만 한편으로는 실패도 맛봤고 쫓겨났었지만 복귀해서 큰 성공을 이뤄낸 그가 건강에 발목이 잡혀 다시 자신의 시대를 마감하는 모습은 너무 뻔한 말이지만 드라마틱한 이야기다. 어쨌건 10년이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애플을 다시 IT의 중심으로 이끌고 업계의 공룡에 가까운 위치에 올려놓은 스티브 잡스에 자극 받은 경쟁 업체들은 그와 같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듯 하다.


 하지만 과연 인문학적 소양이 있다해서 창의력과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진 의문이다. 애초에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에 권위의식이 자리잡고 있어 수직적 관계는 극단적으로 경직되어있다. 회사가 아닌 교실에서조차 질문을 하는 학생이 적고 나서길 싫어하며 군대문화, 기수문화, 선후배관계 속에서 개성을 박탈 당하고 평범함을 강요받는 이런 나라에서 단순히 인문학을 전공하고 배웠다는 사람을 회사에 앉혀놓는다해서 달라지는 게 얼마나 있을까 싶다.


 그리고 문제는 시스템인데 왜 사람에서 자꾸 해답을 찾는 뻘짓을 하는가. 스티브 잡스같은 사람을 찾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런 사람이 자신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지 않나. 물 하나 없이 쩍쩍 갈라진 땅에서 품종만 좋다고 벼가 자라길 기대하는건 너무 멍청한 생각이다.


 재벌 총수 말 한마디에 회사가 이리저리 뛰고 일가친척이 들러붙어 이권을 나눠먹고 골목 상권까지 파고들어 돈 벌 궁리하고 어떡하면 자식한테 물려줄까 고민하는 그런 회사라도 대기업이라서 월급 많이주니까 좋은 회사라고 서로 취직 못해 안달인 나라. 이런 회사 윗대가리의 늙은 작자들이 젊은이들에게 우리 회사에서 창의력을 펼쳐달라는 부탁을 하는건 정말 맞아죽을 말이다.


 인문학적 소양이라는건 결국 인간에 대한 탐구다. 사람을 기계 부품이 아니라 사람답게 대한다는건 즉 생산자, 개발자가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나온 새로운 접근법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바꿀 생각은 않고 컨베이어 벨트 한바퀴 돌면 제품 하나 나오는 공장처럼 S급 인재를 데려다가 컨베이어 벨트 옆에 세워놓으면 아이폰같은 대박 상품을 만들어줄껄로 기대하는 오만함은 결국 해쳐먹는 새끼들은 자기들 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스티브 잡스를 데려다 말 몇마디로 부려먹겠단 소리다.


 이런 정신 상태로는 인문학이고 나발이고 대한민국 IT에 미래가 없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같이 소비자와 접점을 갖는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보다는 거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잘 만드는 회사로 남을뿐이다.



2011/08/25

모바일에서 끌려다니게 된 삼성과 LG, 미래엔 어떻게 될까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 구글, MS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막말로 다 죽을 가능성이 크다. 단말기 업체들이 X빠지게 기계를 팔아본들 갈수록 수익은 줄어들고 경쟁만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HP가 PC 사업을 분사 시킨다는 발표만 보더라도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계 몇개 팔아먹는걸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걸 증명한다. MS가 OS와 오피스같은 핵심 소프트웨어를 팔아먹으며 손쉽게 현금을 쌓을때 PC 하드웨어를 팔던 회사들은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웠지만 PC 제조는 큰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는만큼 경쟁은 심화되고 수익만 악화될뿐이었다. 1위 기업의 'GG'는 한마디로 PC 제조 게임은 끝났단 말이다.


 그럼 삼성과 LG같은 기업들에겐 기회가 없었던걸까.

 그래 맞다. 솔직히 기회가 없었다. 지금도 정신 못차린 애들이 몇년전에 그럴 능력이 있었겠나.


  사실 기회를 찾으려면 최소한 2007 ~ 2008년부터 찾았어야 한다. 2009년 가을 한국에 아이폰3GS가 출시되고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시작하자 라이벌이 없던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통신사와 단말기 업체들은 뭔가를 만들긴 만들어야 되는데 준비된 것이 없으니 조건 좋게 부르는 안드로이드를 냉큼 쓰기 시작한게 패착이다.


 거기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자 삼성이나 LG같은 단말기 업체들은 언제까지나 구글이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기업들의 천사로 남아줄껄로 생각했던거다. 아이튠즈 스토어 + 아이폰 조합을 구글의 서비스 + 자기들 폰 조합으로 맞상대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 말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유행시킨 말을 하나 빌리자면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없는 병신들이 개나 소나 다 갖다쓰는 공짜 OS 하나 올려놓고는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과 '사실상' 대항마라고 자위한거다. 그리고 그 공짜 OS조차 언제까지 제공할지 알 수 없다.


 MS가 노키아랑 손 잡을 때까지만 해도 윈도폰7 점유율이 낮아 플랫폼 사업자와 단말기 업체의 조합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게 사실이다. 오히려 몰락하는 두 공룡이 살기위해 발버둥 치는 꼴로 보였다. 하지만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집어삼킨 순간 플랫폼 사업자와 손을 잡지 않은 업체들은 술 얻어먹고 골프비 갖다 쓰던 '갑'에서 구글과 MS에 납작 엎드려야 할 '을'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건가. 결국 서두에 밝힌바와 같이 애플, 구글, MS가 아니면 또는 그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은 '하청업체'가 되길 스스로 원하진 않는다면 살아남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남은 것은 구글와 MS 사이에서 얼마나 줄타기를 잘하느냐, 그러면서 HP의 WEBOS나 노키아-인텔의 MEEGO 등의 (스마트폰, 태블릿PC 이외의 용도로는 쓰일 수 있겠지만) 제 3의 생태계를 활성화 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씁쓸한 해답일 뿐이다.






2011/08/05

네이트온톡, 너무 늦게 나온건 아닐까?

국내 메신저 시장의 강자인 네이트온은 완벽하게 모바일 시장 선점 기회를 놓쳤다. 절대적인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SKT의 문자 메시지 수익 저하를 우려해 모바일 메신저 시장 진출을 주저했고 결과는 카카오톡과 다음 마이피플의 양강구도. PC용 메신저를 스마트폰으로 단순 이식하는데만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무능한 기업의 전형적인 실수를 범했고 진작에 나왔어야할 대화형 쪽지 기능을 모바일과 접목하여 통화 기능을 추가한 PC와 스마트폰을 아우르는 네이트온톡 서비스로 재탄생 시키기까지는 아이폰이 출시된지 무려 1년 8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이후였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이 아직까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기능적인 부분에서 카카오톡은 정체되어있고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피싱의 대상이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PC 버전은 아직 정확한 일정조차 알 수 없다. 다음 마이피플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데 PC 버전 마이피플이 메신저라고 하기엔 네이트온에 비해 경쟁력이 형편없고 다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일이나 카페같은 기존의 서비스들과의 연계도 부족하기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트온톡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한가지 확실한건 기본에 충실해야 된다는 사실이다. 플랫폼에 관계없이 메시지를 주고 받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되어야 한다. PC 네이트온의 대화쪽지 창을 기존 대화창에 가깝게 강화해서 메시지를 쪽지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쪽지를 기본 설정으로 해놓는다던가...) 기껏 만든 네이트온톡이 따로 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리고 네이트온UC와 네이트온톡을 어떤 방향으로건 통합할 필요성도 있다. 네이트온톡이 나온 이상 네이트온UC의 필요성은 사실 많지 않기때문이다.


어쨌든 네이트온은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 단순히 PC 기반 메신저로만 남을지 모바일에서도 힘을 두루 쓰는 통합적인 플랫폼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