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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1

자동차 업계에도 스티브 잡스가 나타날까






 스티브 잡스가 죽은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죽음 직전까지 보여줬던 열정, 혁신을 위한 노력, 새로운 제품 그리고 업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한 선지자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를 찬양하는 수많은 목소리들이 사실 무지의 산물이라고 본다. 스티브 잡스가 이룩한 혁신은 없는 것을 만들어낸 창조의 개념이 아니라 아니라 단순히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가 남과 다른 천재라서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나는 10여년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왜 문자 메시지가 '받은 메시지함' 와 '보낸 메시지함'로 나눠져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MSN이나 네이트온같은 메신저를 보더라도 대화를 하려면 대화창을 열어야하고 그것은 사람마다 구분이 되어있어 개별적인 공간을 가진다. 하지만 기존 휴대전화에선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 받고 그것을 다시 보려면 뒤죽박죽 섞여 있는 메시지의 시간을 일일이 비교해가며 대화 순서를 생각해야 했다.


 이것이 개발자들의 접근 방식이다. 코딩을 하는 입장에서 어떤 값(상대편이 나에게 보낸 문자)이 들어오면 이걸 A에 둔다. A는 '받은 메시지함'이다. 사용자가 메시지를 보낸다. 이것은 B라는 공간에 둔다. B는 '보낸 메시지함'이다. 만드는 입장에선 이것이 당연할수 있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방식을 강요하기도 한다. 우리가 이렇게 만들었으니 이렇게 써라는 말이다. 반대로 사용하는 입장에선 상식적이지 않은 구성이다.







 아이폰의 문자 메시지 앱이 말풍선을 도입한 첫번째 휴대전화인진 모르겠다. 누가 먼저였는지 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폰의 잘 꾸며놓은 말풍선 UI는 대세가 되었고 지금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스티브 잡스의 혁신은 주로 이런 것들이었다. 결코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시도다. 애플을 삼성과 비교하고 애플팬들을 앱등이로 몰아붙이며 비하하는건 비행기를 타고 미국을 갈 수 있으니 배타고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바보란 말과 같다. 애초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누가 그곳에 새로운 땅이 있을껄 알았겠는가.



 그럼 자동차로 이야기해보자. 지금 자동차 업계에서 눈곱만큼이라도 스티브 잡스와 같은 방식으로 제품에 접근하는 기업이 있나. 안타깝게도 없다. 자동차는 하루가 다르게 전자제품처럼 빠르게 변해가는데 아직까지도 자동차는 철저한 제조업의 마인드로 개발되고 있다. 원가 절감과 투자의 효율성, 조직의 경직성에 묶이고 개발자의 편의를 먼저 생각한 차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기본적으로 아이팟 연결을 지원한다. 아이팟을 USB로 연결하면 차가 아이팟을 인식하고 저장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그것은 차량이 출시될 시점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시간이 지나 신형 아이팟이 나오면 그건 인식을 하지 못한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차를 개발했다면 분명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적어도 USB로 연결하는 아이팟이 계속 출시되는 한 지원을 했을 것이다.



100km 넘는 속도로 달리다가 고개를 숙이고 크루즈 컨트롤을 조작하라는 SM7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운전자가 주행에 필요한 버튼이 있다면 스티어링 휠이나 그 주변에 배치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운전자가 시선을 돌리지 않고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모든 조작을 할 수 있게끔 말이다. 단순히 조작의 편의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배치이다. 하지만 신형 SM7의 크루즈 컨트롤 버튼은 기어노브 옆에 있다. 만약 내가 CEO였다면 그런 설계를 한 멍청이들은 당장 해고 시켰을 것이다.


 물론 그것을 100% 직원들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모두가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건 아니다. 시간만 보내다 집에 가는 사람, 혼자서만 열심히 하는 사람, 별거 아닌 자신의 능력을 대단한듯 떠벌리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모든 직원들에게 잡스와 같은 완벽주의를 요구할 순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누군가는 생각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결정할 권한을 가진 사람들 중 그런 사람이 없다면 SM7의 크루즈 컨트롤 버튼같은 결과물이 나온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스티브 잡스와 같은 소비자 중심의 사고가 필요한 이유다.


 조직을 관리하는건 엄격하기만 하면 된다. 업무를 지시한다. 업무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을 만든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문제없는 제품을 개발하는 조직이 완성된다. 하지만 그곳에 감동은 없다. 단지 상품만이 존재한다. 직원들도 부품이 된다.


 아이팟,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까지 성공을 하자 스티브 잡스같은 인재를 만들어야 된다고 난리다. 하지만 우리만 모를뿐 이미 스티브 잡스같은 인재는 주위에 널리고 널렸다. 취직을 위해 지방잡대의 어느 독서실에서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을 찾으려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슬픈 이유다.





댓글 1개:

  1. 애플팬이 앱등이는 아니고, 뭐든지 애플 만세하는 인간들이 앱등이죠. 비슷한 물건으로는 개신교 맹신자(개독인)들이 있을 겁니다.

    애플 A/s똥인것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별별 변명을 하는 쓸개 빠진 애플팬을 통칭하는 말이라까요?

    그리고 포르쉐박사를 생각했을때 잡스가 먼저일까요 아니면, 포스쉐박사가 먼져일까요? 페라리는 어떻고 말입니다. 제 생각에는 자동차는 그런 사람이 이미 많았고, IT는 잡스, 빌게이츠, 리차드스톨만 같은사람이 있다고 봐야하는 것아닌가 싶습니다. 아 리눅스 토르발스를 뺄 수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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