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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3

연비 측정법 변경? 수동, 디젤, 소형차도 신경써라


 그동안 '뻥연비'로 불려오던 공인 연비를 현실화 시키겠다는 발상은 누구나 환영할만한 일이다. 사실 과거 미국의 연비 측정법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도 웃긴 일이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기준을 지금까지 유지해오다 한미 FTA한다니까 미국 눈치때문에 바꾸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도 마찬가지로 웃긴 꼴이긴 하다. 어쨌든 새로운 연비 기준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때문에 쓸데없는 논쟁을 벌이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풀옵션이 1700만원이 넘는 경차 레이. 새 기준으론 리터당 13km도 안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연비 기준만 바꾼다고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패턴이 단기간에 변화되진 않으리라는건 분명한 사실이다. 기름값 비싸다는 불만이 아무리 쏟아져도 여전히 중형차, 준대형차가 잘 팔리고 수동 변속기는 찾아보기 힘들며 디젤은 더럽다는 편견에 빠진 사람들이 많은 현실은 정책적인 유도가 없다면 바뀌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나마 최근엔 디젤 수입차들이 판매량을 높여가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산차들은 디젤 차종을 내놓는데 인색하다. 물론 여기엔 심리적으로 가격적인 저항도 존재한다. 500원하던 과자가 600원 700원 되는건 이해할 수 있어도 자동차는 가격의 단위가 다르다.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거기다 원래부터 비싸다는 생각을 가진 수입차와 달리 국산 준중형은 1천만원대, 중형은 2천만원대라는 무의식적인 가격 라인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솔린 엔진보다 단가가 높은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들을 출시한다면 판매량이 나오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다.
 
크루즈의 디젤 라인업은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대부분 비싸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한국GM의 크루즈 디젤 모델의 경우 타 본 사람들의 경험으로 괜찮다는 입소문이 퍼지긴 했지만 그것이 실제 판매로 충분히 이어지진 않고 있다. 한국GM이 현대기아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이유도 있겠지만 분명 거기엔 준중형이 2천만원이 넘는다라는 부담감도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수입차 판매량 상위권에는 폭스바겐의 소형 디젤 라인업들이 포진해있는 아이러니라니. 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의 생각이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이다.
 소형차와 수동 변속기의 홀대도 만만치 않다. 단순히 차가 작다는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준중형에 비해 그리 싸지도 않으면서 다른 혜택은 주어지지 않아 판매량이 나오기가 힘들다. 또 자동차가 많아지며 정체가 심해질수록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자동 변속기를 고집하는 운전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 제도 개선을 통해 판매를 촉진시킬 순 없을까? 경차처럼 취등록세를 면제까진 아닐지언정 연비가 좀 더 높은 이런 차들에 대해 50% 수준의 감면 혜택정도는 주어야 한다고 보인다. '기름 아껴 쓰자'라는 말을 백번천번하는 것보다 실제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소비 패턴을 바꾸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친환경도 좋고 다 좋다. 하지만 값 비싼 하이브리드같은 차들을 권하기전에 현실적인 대안을 먼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연비 측정법을 변경하여 자동차 회사들의 기술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형 디젤차와 같은 '지금 당장 구입할 수 있는' 차들의 판매를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정도의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아끼라는 강요만 한다면 제대로된 정책이라 할 수 없다.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지만.



KT의 2G 종료, 소비자들도 생각을 바꿀때가 됐다



 LTE 서비스를 시작하고 싶은 KT가 2G 사용자들을 무리하게 쫓아내고 있다는 말이 많다. 확정되지도 않은 서비스 종료가 마치 확정된 것처럼 말한다거나 3G로 전환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전화가 끊길 것처럼 협박을 늘어놓는 등 행패가 심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난 이것이 내 돈 내고 내가 쓰겠다는데 왜 그러냐는 식의 불만만 폭발시킬 문제가 아니라 KT라는 기업, 더 나아가서는 정부 차원의 고민으로 봐야한다고 본다. 1차적으로 주파수는 국가의 재산이다. 그리고 그 주파수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과거 유선 인터넷 인프라를 이용해 다른 국가보다 한발 앞선 IT 활용을 했던 것처럼 모바일 시대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겨우 15만명만이 사용 중인 2G 서비스를 위해 4G 기술을 이용하면 몇백만명이나 사용 가능한 주파수를 놀린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거기다 아이폰이 국내에 등장했을때의 상황을 보라. 우리나라는 이통사와 삼성, LG같은 대기업의 돈벌이 논리에만 휘둘리다 뒤늦게 스마트폰 대응에 나섰고 그 결과 애플이라는 어려운 라이벌을 스스로 만들게 되지 않았나. 4G 시대도 마찬가지다. 통신망을 빨리 활성시켜야 그와 관련된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들도 나타날 수 있고 그것이 IT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같은 해외 서비스가 국내 시장을 점령해나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온라인 게임 등과 같이 우리가 잘 하는 부분에서 해나가야하고 그것은 특화된 통신망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단순히 버티면 된다, 버티면 뭔가 더 해줄 것이다라는 그런 '꼼수'를 부릴 이유가 없다. 그리고 꼼수를 부려봐야 더 돌아오는 것도 없다. 마치 장사 접고 간판 내린 가게 매장안에 앉아 왜 밥 안주냐고 소리 지르는 것과 다를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KT가 '고객을 털자'의 줄임말이라며 쓰레기 회사라고 욕하는 것도 이해못할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2G는 KT뿐만 아니라 SKT나 LGU+ 역시 강제 종료를 할 과거의 기술이다. 무조건 돈냈으니까 다 된거 아니냐는 생각에서 벗어나 변화가 필요한 시대엔 변화를 하는 것도 올바른 소비자라고 생각한다.





2011/11/14

애플이 TV를 출시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구구절절한 말들 다 치우고 본론부터 까보자. 일단 TV라는 것은 강남의 모 아파트에 사는 주부부터 시골에서 배추 뽑다 집에 돌아와 전국노래자랑을 보실 할아버지까지, 채널 돌리고 볼륨 조절하는 것이 TV 조작의 99%다. TV가 개발된 이후 우린 전원, 음량 버튼, 채널 버튼을 조작하는걸 당연하게 여겨왔고 너무나도 익숙하다. 이것보다 더 간편한 조작법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만약 애플이 TV에 혁신을 가져온다면 또는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결국 리모콘을 새로운 형태로 바꾸지 않고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아이폰의 생태계는 스마트 시대의 표준이 되었고 경쟁사들은 그걸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었건 죽었건 특유의 스타일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잡다한 기능 버튼을 늘어놓고 '이것도 됩니다!'라고 떠드는 것을 싫어하는 애플이 리모콘에 그렇게 많은 버튼을 넣을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단순하게 만들고 그 단순함에서 멋을 찾아냈던 전례들을 보자면 애플이 만들 리모콘은 매직 마우스와 같이 아주 매끈한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표면을 터치하여 좌우, 상하로 스크롤링하는 것으로 음량과 채널을 한다던가 또는 3축 자이로 센서 등을 활용하여 좌우, 상하로 흔들어 조작하는 것 역시 생각해볼 수 있다.


 거기다 아이폰4S에서 보여준 시리는 개인 비서를 넘어 입력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TV와 같이 키보드, 마우스가 어울리지 않고 직접 화면을 터치하는 것도 불편한 기기에선 음성만큼 효과적인 입력 수단이 없다. 리모콘에 마이크를 설치하여 키 입력이 필요한 부분은 음성으로 처리하는 것이 편리하다.



애플의 매직 마우스. 애플이 리모콘을 만든다면 이런 센스일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런 편의성은 아이튠즈 스토어로 이어질듯 하다. 아이팟이 음악, 아이패드가 책을 집어삼켰다면 애플이 내놓을 TV는 영상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IPTV같은 발전이 더딘 경쟁자들을 밀어낼 것으로 보인다. MS와 소니, 닌텐도가 경쟁 중인 콘솔 게임기 시장 역시 아이폰이 보여준 게임 시장에서의 위력을 생각한다면 위협적일 수 있다. 일본 기업을 물리치고 거실을 차지하겠다는 MS의 전략이 다른 방향에서 좌초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iCloud는 애플의 TV를 기존의 제품들과 융화시킬 수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애플 계정 하나로 모바일과 거실을 잇는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할수 있다면 압도적 우위를 점할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내가 잡스였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상상의 내용은 대충 이런 것들이다. 애플이 미래에 잡스가 추구했던 통합된 환경을 TV로 이뤄낼 것인지, 경쟁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비슷한 아류작들에게 따라잡힐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애플이 앞서가고 있는건 사실이다.



2011/11/03

알페온 e-Assist, 대안의 대안인가?






 알페온 e-Assist는 프리우스같은 스트롱 하이브리드차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저렴한만큼 연비 개선효과는 크지 않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차이다. 토요타나 혼다 또는 국내의 현대기아차들은 리터당 20km 이상을 가는 스트롱 하이브리드를 만들어내는데 정신이 팔려있지만 GM은 조금 다른 방식의 접근법을 보여준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당장 하이브리드차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가격적인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국산차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할 수 있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만 하더라도 차값만 3천만원에 달한다. 쏘나타라고 한다면 대한민국 중산층을 상징하는 가장 평범한 중형차 아니었던가. 그런 쏘나타를 최소 3천만원이상을 줘야 탈 수 있다면 팔리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전의 포스팅에서도 말했듯 기름값을 아끼려고 효율 좋은 새 차를 살 돈이 있다면 그 돈으로 기름값이 하는게 더 싸게 먹힌다.


 어쨌건 알페온 e-Assist는 그런 스트롱 하이브리드차들의 약점을 노렸다고 할 수 있다. 기존에 개발된 모델을 기반으로 큰 변화를 주지 않고도 연비를 높일 수 있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와 용량이 작은 배터리 등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가격 상승 요인이 적다. 정부 지원금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실제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의 가격차는 몇백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몇백만원 저렴한 중형 스트롱 하이브리드차와 준대형 마일드 하이브리드차. 연비라는 측면을 본다면 당연히 알페온 e-Assist가 불리하다. 하지만 크지 않는 가격차로 차급을 한단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큰 차 좋아하는 우리나라 소비자 입장에선 긍정적이다. 더군다나 일반 가솔린 모델에 비해 천만원이나 더 주고도 중형일뿐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그런 장점은 더 크게 느껴진다.


 거기에 덩치 큰 알페온이 급가속, 출발 등 연료 소모가 큰 구간에서 전기 모터의 도움을 받아 힘을 낸다는건 주행 성능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 준대형의 차체에 아무래도 2.4리터의 가솔린 엔진은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저rpm에서 낮은 토크를 내는 가솔린 엔진의 단점을 전기 모터로 보완하는건 하이브리드의 기본 . 전기 모터가 저속에서 디젤 엔진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토크를 내는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저속에서의 토크감은 좀 더 좋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부분으로 봤을때 알페온 e-Assist는 적절한 자리에 위치했다고 할 수 있다. 오직 연비를 위해 주행의 재미를 버린 토요타 프리우스나 혼다 인사이트같은 스트롱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로 가기 위한 중간에 위치해있는 대안이라고 봤을때 알페온 e-Assist는 그 징검다리들도 아직 이르다는 사람들을 위한 차다. 여전히 큰 덩치와 일반적인 주행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연비도 좀 더 신경 쓴, 대안의 대안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