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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애플이 TV를 출시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구구절절한 말들 다 치우고 본론부터 까보자. 일단 TV라는 것은 강남의 모 아파트에 사는 주부부터 시골에서 배추 뽑다 집에 돌아와 전국노래자랑을 보실 할아버지까지, 채널 돌리고 볼륨 조절하는 것이 TV 조작의 99%다. TV가 개발된 이후 우린 전원, 음량 버튼, 채널 버튼을 조작하는걸 당연하게 여겨왔고 너무나도 익숙하다. 이것보다 더 간편한 조작법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만약 애플이 TV에 혁신을 가져온다면 또는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결국 리모콘을 새로운 형태로 바꾸지 않고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아이폰의 생태계는 스마트 시대의 표준이 되었고 경쟁사들은 그걸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었건 죽었건 특유의 스타일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잡다한 기능 버튼을 늘어놓고 '이것도 됩니다!'라고 떠드는 것을 싫어하는 애플이 리모콘에 그렇게 많은 버튼을 넣을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단순하게 만들고 그 단순함에서 멋을 찾아냈던 전례들을 보자면 애플이 만들 리모콘은 매직 마우스와 같이 아주 매끈한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표면을 터치하여 좌우, 상하로 스크롤링하는 것으로 음량과 채널을 한다던가 또는 3축 자이로 센서 등을 활용하여 좌우, 상하로 흔들어 조작하는 것 역시 생각해볼 수 있다.


 거기다 아이폰4S에서 보여준 시리는 개인 비서를 넘어 입력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TV와 같이 키보드, 마우스가 어울리지 않고 직접 화면을 터치하는 것도 불편한 기기에선 음성만큼 효과적인 입력 수단이 없다. 리모콘에 마이크를 설치하여 키 입력이 필요한 부분은 음성으로 처리하는 것이 편리하다.



애플의 매직 마우스. 애플이 리모콘을 만든다면 이런 센스일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런 편의성은 아이튠즈 스토어로 이어질듯 하다. 아이팟이 음악, 아이패드가 책을 집어삼켰다면 애플이 내놓을 TV는 영상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IPTV같은 발전이 더딘 경쟁자들을 밀어낼 것으로 보인다. MS와 소니, 닌텐도가 경쟁 중인 콘솔 게임기 시장 역시 아이폰이 보여준 게임 시장에서의 위력을 생각한다면 위협적일 수 있다. 일본 기업을 물리치고 거실을 차지하겠다는 MS의 전략이 다른 방향에서 좌초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iCloud는 애플의 TV를 기존의 제품들과 융화시킬 수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애플 계정 하나로 모바일과 거실을 잇는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할수 있다면 압도적 우위를 점할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내가 잡스였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상상의 내용은 대충 이런 것들이다. 애플이 미래에 잡스가 추구했던 통합된 환경을 TV로 이뤄낼 것인지, 경쟁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비슷한 아류작들에게 따라잡힐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애플이 앞서가고 있는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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