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이 우수한 최적화와 뛰어한 UI를 가지고도 좀처럼 뜨고 못하고 있다. 단순히 앱의 갯수가 적다는 이유로는 설명하기가 힘들다. 결국 윈도폰의 흥행은 휴대전화를 유통하는 통신사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실패했다는 말이다.
노키아 루미아 710 |
기본적으로 통신사 입장에선 단말기를 무기삼아 자신들의 서비스를 연계해서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 이외에도 추가적인 수익을 내고 싶어한다. 과거 피쳐폰 시절에는 멜론이나 도시락같은 음원 서비스나 벨소리 같은걸 팔아먹었고 지금은 안드로이드에 통신사 자체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온 아이폰의 경우를 보자면 통신사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단말기를 판매하고 그 단말기에서 발생하는 통화료와 데이터 사용료가 전부다. 이래선 통신사가 주도권을 상실하고 단순히 네트워크만 제공하는 업체로 전락하게 된다. 영향력이 전무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이폰을 먼저 도입한 업체는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업체가 아닌 2,3위권 통신사였다. 우리나라 역시 아이폰을 먼저 도입한건 SKT가 아닌 KT였다.
MS의 제품답게 오피스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
간단히 비유하자면 애플은 대형유통단지고 통신사는 주차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애플이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음악도 팔고 앱도 팔고 책도 팔고 이것저것 품목 늘려가며 돈을 쓸어담는데 통신사는 주차장에서 나가는 차들한테 주차요금만 받고 있는 것이다.
손님이 늘어난다고 해도 주차장 크기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벌어들이는 돈은 고정적이고 그렇다고 주차요금을 올릴수도 없고 차가 많으면 욕먹는건 또 주차장이다. 하지만 유통업체는 손님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많은 돈을 벌고 거기에 입소문까지 나서 더 많은 손님이 몰려드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통신사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트래픽에 헉헉대고 막대한 보조금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애플의 주가는 또 다시 최고가를 경신하는건 이런 이유에서다.
즉, 통신사는 윈도폰이 제2의 아이폰으로 성장하길 원하지 않는다. MS가 iOS와 안드로이드 양쪽의 장점을 합쳐서 어느 정도 이상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어 냈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의 편리함도 갖췄지만 통신사 입장에선 '그건 제조사 사정'일뿐 자신들의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다. 제조사 역시 안드로이드와 달리 자신들의 제품을 차별화를 할 수 없는 MS의 제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속에 노키아의 신제품인 루미아 900은 미국에서 2년 약정시 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되기 이르렀다. 현재 상황에선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최대한 많은 단말기를 시장에 공급하는 것만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iOS와 안드로이드가 쥐고 있는 시장에서 윈도폰은 간신히 '막차'를 탄 플랫폼이 아닐까 싶다.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쓰기